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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암세포, 헬라세포

공감이슈 2025. 6. 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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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암세포가 불멸이 되어 세계를 바꾸다

📍 “죽었지만 죽지 않았다?”

1951년, 미국 볼티모어의 존스홉킨스 병원.
당시 31세였던 흑인 여성 헨리에타 랙스(Henrietta Lacks)는 자궁경부암 치료를 받던 중, 의료진이 그녀의 암세포 일부를 몰래 채취합니다.

그렇게 채취된 세포는 실험실 안에서 기적처럼 계속해서 살아 움직였고,
전 세계 과학사에 길이 남을 존재, 바로 '헬라세포'(HeLa cell)가 된 것이죠.

70년이 넘은 지금도 그 세포는 살아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국의 실험실에서 분열 중입니다.


⌛ 보통 세포는 왜 죽을까? ‘하이플릭 한계’란?


보통 사람의 세포는 영원히 살지 못합니다.
이유는 염색체의 끝부분을 보호하는 ‘텔로미어’라는 구조 때문입니다.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이 텔로미어는 조금씩 짧아지는데,
약 50~70번쯤 분열하면 텔로미어가 다 닳아 세포는 자연스럽게 사멸합니다.
이걸 '하이플릭 한계(Hayflick Limit)’라고 불러요.

📌 참고: NIH – Telomeres and Aging



🧪 그런데, 헬라세포는 달랐다?

헬라세포는 이 한계를 뛰어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포에는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소가 있기 때문이죠.
그 효소의 이름은 ‘텔로머레이즈(Telomerase)’입니다.

이 효소가 계속해서 텔로미어를 복원해주기 때문에,
헬라세포는 무한히 분열하고 또 분열합니다.

그 결과?
1951년 채취된 이 암세포는 지금까지도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상태로,
실험실에서 무수히 많은 복제본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 얼마나 많이 자랐을까? 무려 “5천만 톤”!


지금까지 실험실에서 배양된 헬라세포의 총량은
최소 20톤, 많게는 5천만 톤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이건 단순 추정치지만, 실험실에서 자란 세포를 전부 모으면
진짜 수십억 명의 몸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죠.

📌 참고: Nature – HeLa cell 60 years later



🌍 과학을 바꾼 헬라세포의 위대한 업적


헬라세포는 말 그대로 현대 의학의 주춧돌이었습니다.

📌 헬라세포가 기여한 대표 연구

💉 폴리오 백신 개발 (1950년대)

🧬 HPV 바이러스와 자궁경부암의 연관성 규명

💊 항암제 및 방사선 반응 실험

🧫 HIV·에이즈, 코로나 연구

🚀 우주 실험 (NASA의 생물 반응 실험에도 사용)




🏅 노벨상을 만든 세포


이 세포의 도움으로 2명의 과학자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

1. 요나스 소크 (1950년대)

헬라세포를 통해 폴리오 백신을 개발하며 전 세계적으로 아이들을 바이러스로부터 구했습니다.

2. 하랄트 추어 하우젠 (2008년)

헬라세포에서 HPV18 바이러스를 발견,
이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 HPV 백신 개발의 기반을 마련했죠.

📌 참고: Nobel Prize - Harald zur Hausen



📃 논문 6만 건, 특허 11,000개 이상

헬라세포를 기반으로 한 연구는 무려 60,000건이 넘는 논문으로 이어졌고,
11,000개 이상의 특허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이것만 봐도 헬라세포는 그 어떤 세포보다 전 세계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준 생명체였다는 걸 알 수 있죠.



⚠️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불법 채취'였다?


헬라세포는 과학적으로는 기적이었지만,
윤리적으로는 큰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1951년, 의료진은 헨리에타 랙스의 암세포를
그녀의 동의 없이 몰래 채취했고,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은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1973년이 되어서야
헬라세포가 전 세계에 퍼져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 헨리에타 랙스 가족은 보상받았을까?


그동안 의료계는 헬라세포로 수조 원의 이익을 얻었지만,
그 가족은 단 한 푼도 보상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 드디어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헬라세포를 유통·활용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제약회사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을 상대로 헨리에타의 가족이 소송을 제기했고,
2023년 8월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비록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는 과학과 윤리가 충돌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이자 보상이었습니다.

📌 출처: New York Times – Henrietta Lacks Family Settles With Thermo Fisher


🧑‍⚖️ 손자의 말, “잘못된 시작이지만, 의미 있는 결말”

헨리에타 랙스의 손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동의 없는 채취는 잘못이었지만,
세상의 아이들을 구했고,
엄마는 과학을 바꿨습니다.”



이 한마디는 헬라세포라는 존재가 지닌 윤리와 과학의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 헬라세포, 인류의 영생을 열 수 있을까?

헬라세포처럼 ‘불멸에 가까운 세포’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노화 방지, 암 치료, 수명 연장 등에서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텔로머레이즈를 조절하여 세포 노화를 막는 연구는
유전자 치료와 항노화 의학의 중요한 축이 되고 있으며,
향후 인간 수명 연장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헬라세포는 과학적으로는 경이로우면서도,
윤리적으로는 오랫동안 반성을 이끌어낸 존재였습니다.

세포 하나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과학, 의학, 윤리, 생명권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생명에 대해 얼마나 많은 질문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한 명의 여성, 하나의 세포, 하나의 세계적 변화’
그것이 바로 헬라세포의 이야기입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제휴마케팅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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